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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유권자, 공화당 찍은 이유는…

지난 5일 치러진 대통령 선거와 본선거에서 한인을 포함한 아시안 커뮤니티가 공화당으로 부쩍 기울면서, 그 배경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더 시티(The City) 집계에 따르면, 플러싱 일대에선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47.08%를 득표해 2020년(32.15%)보다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칼리지포인트(57.6%), 머레이힐(51.77%) 등에서도 트럼프 당선인 득표율이 50%를 훌쩍 넘어섰다.     한인 밀집지역 민주당 의원들도 재선엔 성공했지만 공화당 후보와 격차가 크게 줄었다. 과거 빌 클린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지지했다던 이들이 왜 공화당을 지지하게 됐는지, 이유를 들어봤다.   ◆“민주당 포퓰리즘 참기 어려워”=브루클린 이스트뉴욕에서 20년 이상 델리를 운영한 한인 업주 김 모씨. 그는 이번에 트럼프 당선인에게 한 표를 행사했다. 김 씨는 “트럼프를 지지한다기보다는, 민주당 정책이 싫었다”며 운을 뗐다. 흑인·히스패닉 커뮤니티에서 사업을 해 온 그는 최근 들어 각종 범죄에 제대로 된 처벌이 이뤄지지 않는 것을 보며 민주당에 신물이 났다고 했다.     김 씨는 “델리에서 발생한 소규모 절도를 신고해도 범죄자들이 오히려 당당한 모습, 그러면서도 경찰을 축소해야 한다는 주장을 보며 답답했다”고 말했다. 이어 “소수자, 아메리칸드림을 찾아온 이들을 위해 민주당이 펼친 정책의 취지는 좋았을 수 있지만 악용 사례가 너무 많다”며 “민주당 정치인들도 이를 알면서도 묵인하고, 피해는 결국 저희같은 사람들이 받는다”고 전했다.   ◆“강경 이민정책, 타격 있겠지만 필요”=뷰티 사업을 하는 한인 남성 이 모씨도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했다. 미국에 이민온 지 30년이 넘은 그도 서류미비자로서 힘든 생활을 했고, 영주권을 거쳐 시민권까지 취득했다.     이 씨는 “같은 입장을 겪은 사람으로서 강경 이민정책을 지지하는 것에 대한 죄책감도 있지만, 불법체류자가 너무 많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사업장에서 일하는 서류미비자들이 ‘일을 안 하면서 정부 지원금을 받는 방법’을 공유하는 것을 보며 생각이 많아졌다고 했다. 이 씨는 “대규모 추방정책을 펼치면 일 할 사람이 한 순간에 사라져 저 또한 힘들어질 것”이라면서도 “(불법체류자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한 번 쯤은 모래통을 흔들어 다져야 하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인플레이션 부추기는 민주당 정책에 반대”=살기 팍팍해진 탓을 민주당으로 돌린 이들도 있었다. 실리콘밸리에서 일하는 한인 여성 지 모씨는 “팬데믹발 인플레이션은 어떤 대통령이라도 피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면서도 “문제는 그 후에도 정치 공약으로 학자금 대출 탕감 정책을 내놓는 것, 우크라이나·이스라엘 사태를 해결하기는 커녕 전쟁을 부추기는 듯한 움직임을 보며 민주당도 위선적이라고 생각했다”고 의견을 밝혔다. 뉴욕에서 세탁공장을 운영하는 노 모씨는 민주당이 이끄는 최저임금, 에너지 정책에 반대한다고 했다. 그는 “현실을 전혀 반영하지 않고 올리기만 하는 최저임금, 인프라 확충도 확실히 마련하지 않은 상태에서 무조건 친환경 에너지로 바꾸려는 정책은 오히려 물가를 올린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인건비와 에너지 비용이 급증하면서 전체 물가는 더 오른다는 설명이다.   ◆“공립교 성 정체성 교육 반대”=한편 종교인이 많은 한인 커뮤니티에선 이번 선거를 앞두고 학교 내 성 정체성 교육에 대한 논란도 뜨거웠다. 이전엔 성 정체성 주제가 교과 과정에 포함되고, 어린 학생들이 성 정체성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에 대해 많은 한인 학부모가 달가워하지 않고 있어서다. 한인 학부모 박 모씨는 “LGBTQ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필수 공교육으로 넣는 것은 지나치다고 생각한다”며 “민주당이 정치를 위해 소수자 이슈를 이용하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김은별 기자 [email protected]유권자 공화당 민주당 정책 한인 밀집지역 민주당 정치인들

2024-11-25

[사설] 가주 주민은 정책 변화 요구한다

2024년 선거가 공화당의 완승으로 끝났다. 공화당은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을 비롯해 연방상·하원 모두 다수당이 되면서 이른바 ‘레드 스윕(Res Sweep)’을 달성했다. 4년 전인 2020년 선거와 완전히 다른 결과다. 당시 민주당은 대통령 선거 승리와 함께 하원 다수당도 차지했었다.     민주당 입장에서 이번 선거가 더 뼈아픈 것은 승부처로 여겼던 ‘스윙 스테이트’ 7개 주에서의 전패다. ‘스윙 스테이트’는 당의 영향력 보다 중도파의 민심이 더 크게 작용하는 지역이다. 이들 지역에서 민주당이 모두 패했다는 것은 민주당 정책에 반감을 가진 유권자가 더 많다는 의미다.         민주당의 아성이라는 가주의 민심도 달라졌다. 트럼프 당선인의 득표율이 공화당 후보로는 2004년 조지 W 부시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그동안 3차례 대선을 치른 트럼프의 가주 득표율은 우상향의 모습을 보였다. 2016년 첫 대선에서는 득표율이 31.6%에 머물렀지만, 2020년 34%로 높아졌고, 2024년에 다시 38%로 뛰었다. 그만큼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득표율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가주의 민심이 달라진 것 역시 민주당 정부에 대한 실망감이다. 가주 주민들은 팬데믹을 거치며 줄곧 인플레이션과 주거비용 급등, 범죄와 홈리스 증가, 세금 인상 문제 등과 씨름했다. 하지만 어느 것 하나 속 시원하게 개선된 것이 없다. 특히 중산층 주민들이 겪는 고통이 컸다. 타주로 이주한 ‘탈 가주민’의 상당수가 중산층이었다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주민들의 이런 답답함이 이번 선거에서 표로 나타난 것이다. 절도범 등의 처벌을 강화하는 ‘주민발의안 36’이 압도적 표차로 통과된 것도, 렌트 컨트롤을 확대 적용하자는 ‘주민발의안 33’이 예상을 깨고 부결된 것도 정책의 변화를 바라는 민심의 요구였다.     민주당은 연방선거에서 졌지만 가주에서는 여전히 집권당이다. 주민의 삶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2026년 선거는 더 힘들어질 것이다.사설 주민 정책 민주당 정책 정책 변화 중산층 주민들

2024-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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